조직은 나뉠수록 이익집단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해양연맹은 바다를 삶터로 삼는 민··군을 아우르는 큰 울타리가 돼 국익을 증진하려고 합니다."
 
최근 제9대 대한민국해양연맹 총재에 선출된 김현겸 팬스타그룹 회장은 작은 집단 차원에서 제기할 수 없었던 문제를 해양연맹이라는 큰 울타리를 통해 제기하고 풀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소설·영화 제작 국민 인식 개선  
··군 네트워크 구조단 계획  
세계해양포럼 기획에도 최선 

지난해 7월 중도 퇴임한 오거돈 전 총재의 잔여 임기를 2월 초까지 수행한 그는 해양과 관련한 문제 해결 프로세스를 구축하기 위해 전국 항만을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 고문단 구성에 힘을 쏟았다. 14명에게 공문을 보냈는데 짧은 시일 내 10명이 선뜻 수락 회신을 보내왔다. 청탁금지법이나 정치자금법 등과 관련해 국회 사무처가 의원들의 외부 단체 고문 위촉을 까다롭게 심사하는 분위기였음에도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낸 것이다

김 총재는 "해양연맹이 어떤 가치에 초점을 두고 사업을 펼쳐 나갈지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일례로 요즘 생각하는 것은 해양 안전에 관한 것"이라고 운을 뗐다

실제로는 해상 사고가 육상 사고보다 발생 빈도도 낮고 피해도 크지 않은데 몇몇 대표적 사고 때문에 해양에 대한 공포가 커진 측면이 있음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바다에 대한 친밀도를 높이는 사업을 벌이고 싶다는 것이 김 총재의 생각이다. 해군과 해경, 어선과 화물선 등 정박해 있는 배들을 네트워크로 잘 조직하면 긴급 상황에서 생각지도 못한 구조단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했다.

일본 오사카를 오가는 첫 국적 페리 여객선 항로를 개척한 뒤 일본에서도 20년째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김 총재는 "섬나라인 일본은 바다를 미래라고 생각하는데 장보고 이후 우리는 바다를 하나의 위험한 장애물이나 벽으로 여기고 건너가는 것을 막았다""작가들과 함께 바다의 역사를 돌아보고 미래를 여는 소설이나 영화를 만드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동시다발로 바다에 대한 국민 인식 개선 노력을 벌여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해양연맹 총재이자 해양물류 기업을 운영하는 그의 또 다른 아이디어 하나는 뜻밖이었다. 낙동강에 작은 리버크루즈를 띄우고 싶다는 것이었다.

"낙동강에 다리가 많은데 다리를 걷어 내지 않고도 얼마든지 작은 크루즈가 다닐 수 있다""요즘 조선 기술로는 거의 반 잠수함처럼 물에 잠겨서 다리를 지난 뒤 다시 정상 높이로 복원하는 기능도 가능하다"고 김 총재는 말했다. 일본에는 화장장 역할을 하는 화장선도 있다며 김 총재는 배를 좀 더 다양한 시각에서 보고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가 공장이 될 수도 있고, 놀이터나 공연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아이디어와 추진력이 동시에 넘치는 김 총재는 올해 10월 부산에서 개최되는 제12회 세계해양포럼(WOF)의 틀을 짜는 기획위원장을 최근 맡았다. 김 총재는 "한국을 대표하는 '해양 다보스 포럼' 기획위원장을 맡아 영광스럽기도 하고 어깨가 무겁다""좀 더 친근하고 흥미로운 포럼 주제를 발굴하고, 현장에서 공감하는 토론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육지에서 또 다른 육지로 가기 위해 최대한 짧은 시간 내에 지나쳐야 하는 것으로만 여겼던 바다, 그리고 그 위에 잠시 머무는 배에 대한 통념을 관점부터 바꿔야 한다는 김 총재의 말을 듣고 보니 바다가 무한한 가능성의 영토로 다가오는 듯했다. 이호진 기자 jin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