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의 ‘국적 크루즈’ 도전…“바다 위 리조트 + 韓流 테마 ‘코리아 크루즈’ 구상”



김현겸 총재2 (문화일보 인터뷰).png


“아, 이거 회사도 알리고 매출도 늘리고 지역사회에 도움도 되겠구나 싶었어요.”

김현겸(57) 팬스타그룹 회장 겸 대한민국해양연맹 총재는 크루즈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업무차 호주에 출장을 갔는데 ‘캡틴쿡’이라는 회사 전단지에 특이한 내용이 들어 있더라고요. 70개의 객실을 보유한 선박이 주 5일은 수송선으로, 주말 이틀은 크루즈로 시드니 하버 브리지를 순항하고 있는 거예요.”  

국내에선 크루즈란 개념은커녕 연안을 이용한 관광상품조차 전무했던 상황. 그는 귀국하자마자 부산항만청장에게 달려갔다. 1년이 넘는 설득 끝에 부산시와 해양수산부의 승인이 났고 2004년 12월 ‘부산항 원나잇크루즈’가 정식 취항했다. 김 회장의 꿈을 이뤄준 첫 선박 ‘팬스타드림호’는 이후 주중에는 부산~오사카(大阪)를 운항하는 국제 여객선으로, 주말에는 조도~태종대~몰운대~해운대~동백섬~광안리 앞바다를 도는 크루즈선으로 활약하고 있다. 부산 야경을 보며 뷔페식 만찬과 공연, 선상 불꽃놀이를 즐길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크루즈인 부산항 원나잇크루즈의 누적 이용객은 15만 명을 돌파했다.

그로부터 11년 후인 2015년 12월 팬스타그룹의 계열사인 팬스타라이너스는 ‘코리아크루즈라인(KCL)’을 설립하며 국적 정통 크루즈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지만 함께하기로 했던 현대상선의 경영이 악화하면서 사업이 사실상 무산됐다. 김 회장은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아직 국내 크루즈 수요가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세계 크루즈업계 동향을 분석하며 해외 유수의 크루즈선사들과 교류하고 있지요.”  

김 회장은 “세계적인 크루즈선사들은 역사가 깊고 자본력이 탄탄하기 때문에 팬스타만의 차별화된 콘셉트가 필요하다”며 “바다 위의 리조트와 한국 문화를 결합한 한류테마 크루즈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적 크루즈 취항과는 별개로 650~750명을 태울 수 있는 2만~3만t급 크루즈페리선 신조도 동북아 최초로 추진 중이다. 그는 “놀이시설, 쇼핑센터, 스파, 풀장,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을 설치한 야외공연장, 극장, 레스토랑, 바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정통 크루즈선에 준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 크루즈선사인 카니발크루즈그룹의 코스타크루즈사와 전문판매대리점 계약을 체결하고 크루즈상품을 판매하는 것도 미래를 위한 대비다. 김 회장은 “국내 크루즈시장 수요 분석, 상품판매 경험 축적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 국적 정통 크루즈사업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정부와 국내 금융권에 대한 섭섭함도 토로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이후 금융위원회가 여객선에 대한 금융지원을 사실상 막아놓는 바람에 금융권이 여객선에 대한 지원을 기피하고 있다”며 “겉으로는 크루즈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들 하지만 외국 크루즈선의 입출항 횟수에만 관심이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크루즈업은 지역 소상공인, 선용품업체, 조선업체, 선박수리업체, 인테리어업체, 면세점과 카지노 등 수많은 기업이 어우러지는 복합산업”이라며 “일자리와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이만큼 확실한 사업군도 드문 만큼 정부 차원의 협조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