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3일 국방부는 “내년(2022년) 하반기 경항공모함의 기본설계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그보다 앞선 12월 15일에는 일본과 중국 항공모함이 처음으로 맞대응한 사건이 벌어졌다. 이날 중국 랴오닝 항공모함이 일본 남쪽 오키나와섬 옆으로 접근했고, 이를 발견한 일본은 자국의 항공모함 이즈모를 급파했다. 이즈모는 랴오닝이 북쪽으로 빠져나갈 때까지 뒤를 쫒았다. 중국은 앞서 10월 미국·영국·일본 항공모함 전단이 동중국해에서 최초로 연합훈련을 벌였을 때도 군용기를 출격하며 대응한 적 있다. 전문가들은 “한미일 안보 협력체계의 일원으로서, 그리고 경제적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도 군사적·정치적 대비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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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항공모함 미국 따라 잡는다


  지난해 10월 해군 전문 언론사 는 중국에서 건조하고 있는 신형 항공모함 003형이 미국 해군의 최신 항공모함과 비슷한 크기라고 보도했다. 또한 중국은 남중국해와 가까운 하이난 기지에 003형을 정박할 수 있는 전용부두를 세우고 있다. 신형 003형 항공모함은 랴오닝함, 산둥함에 이은 중국의 세 번째 항공모함이다.
  대륙 국가인 중국은 해양 강국의 전유물이라 할 수 있는 항공모함과 강습상륙함(LAH)를 잇따라 건조하며, 중국형 항모타격단과 원정타격단을 구성하기 위해 시도하고 있다. 이는 철저히 미국 해군을 따라하는 모습이다. 항모와 강습상륙함은 미 해군의 핵심 전력으로, 미국은 이들을 운용해 재해권을 장악해왔다.
  정호섭 KAIST 초빙교수(전 해군참모총장)는 “대륙 국가 중국이 지금 군사력을 해양으로 뻗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이 걸프전에서 국력을 탕진하고 중국을 방치하는 동안, 냉전 중 소련 국경에 군사력을 배치했던 중국은 이제 그것을 해군력으로 발전시키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러한 중국의 해군력 강화가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등 주변국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해양 재패 야심


 중국의 해양팽창정책은 1982년 중국 해군사령원 류화칭이 만든 ‘도련(島鏈:island chain)전략’으로 본격 시작됐다. 도련전략에 따르면 태평양의 섬을 이은 가상의 선(도련선)을 긋고, 그것을 중국 해군이 작전 반경으로 세운 것이다. 제1도련선은 쿠릴 열도에서 시작해 일본, 대만, 필리핀, 말라카 해협에 이르는 중국 본토의 근해로 주변지역에 대한 완충지대 확보를 목표로 한다. 제2도련선은 오기사와라 제도, 괌, 사이판, 파푸아뉴기니 근해로 서태평양 연안 지대에 대한 장악이 목적이다. (<그림1> 참조)

 중국은 2020까지 제2도련선의 제해권을 장악하고 2040년까지는 태평양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최근에는 육상과 해상 비단길을 뜻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전략’에 따라 인도양과 태평양 전역으로 확대할 야심까지 드러냈다. 중국은 해양으로의 군사안보적 영향력 확장을 위해 자국의 해공군 전력증강, 남중국해 인공섬 건설, 해외 해군기지 건설, 해외 전략적 항구 건설, 외국 선박에 해경이 무력을 사용해도 된다는 해경법 제정 등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응해 미국을 중심으로 일본, 호주 등이 ‘인도-태평양 전략’을 전개하며 중국을 견제하고 있지만 중국은 한발 빠르게 해양의 주권을 잡아가고 있다.
  2019년 4월 미국 인도 태평양 사령부 필립 S 데이비슨(Philip S. Davidson) 사령관은 중국이 비밀 섬 기지와 인공섬 건설을 비롯한 군사 확장을 통해 사실상 남중국해를 장악했다고 발언했다.
  최윤희 해양연맹 총재는 “중국은 기회만 있으면 불법적인 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2013년 해군참모총장 시절 중국에 공식 방문했을 때의 일화를 전했다. 당시 해군사령원 우성리(吳勝利)는 최 총재에게 대한민국 해군 함정은 서해의 동경 124도 서쪽으로 넘어오지 말라고 요구했다. 최 총재가 그 지역은 중국 영해가 아니라고 지적했으나 우 사령원은 “당과 인민이 그 문제로 중국 해군을 질책하니 자제해달라”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최 총재는 “이 사건은 중국이 서해를 이미 중국의 내해로 간주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일이었다”며 “안타깝지만 국제정치란 합리성이나 공정성이 아닌 힘의 논리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남중국해를 넘어 태평양과 인도양을 자신들의 영향권에 두겠다는 큰그림을 그리고 있고 쉽게 포기할 리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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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상선의 통항로, 남중국해




  남중국해는 미국과 중국이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대표적인 요지 중 하나다. 이 곳에서 중국의 해양팽창으로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양국의 입장을 떠나서도 남중국해는 우리나라에게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특히 경제적인 측면에서 그렇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0년 한국의 무역의존도는 59.83%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물동량의 99.7%는 해상으로 이동하고, 대부분이 남중국해를 통과한다. 중국의 해양팽창이 우리 해상교통의 불안정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정호섭 교수는 “남중국해는 국제 상선의 통항로로 세계 무역선 의 약 40%가 통과하는 지역이며 태평양과 인도양으로 나갈 수 있는 길목인데, 중국이 지금 여기를 통제하려고 하는 것”이라며 “중국 해군은 남·동중국해를 사실상 장악하고 있고, 미국 해군은 곧 서태평양의 패권을 중국에게 빼앗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 해군의 뒤를 빠르게 따라잡아 양적으로는 이미 중국 해군이 미국 해군을 앞섰다고 할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2030~2035년 경에는 중국이 완전히 해양패권을 장악할 것이라고 추정한다. 그 이후에는 행세라든가 동맹 관계 등에 있어 중국의 요구를 들어줘야 남중국해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최윤희 총재는 “남중국해에서는 한국은 물론 주변국의 해운, 수산, 해저자원 개발 등 다양한 해역활동이 이뤄지고 있는데, 중국의 해양팽창 정책이 그들의 뜻대로 완성되면 남중국해 공해에서 영유권을 주장할 것이며, 우리는 남중국해를 이용하기 위해 중국에게 통행사를 내야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